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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물이 될 <3개의 보물>


























이렇게 봄이 오고야 말았다.
첫 책이 나와야 내 봄도 올 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드디어 책도 나오고, 봄도 왔다.

지나간 일들을 이야기하자면,
초보 편집자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될 수도 있겠고,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그런 뻔한 일들일 수도 있겠다.


하나. 초보 편집자라면, 20교는 기본!

2009년 11월.
처음으로 이 책의 원고를 받았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맡게 될 줄 모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원고 검토 후 내 반응은- "아, 쉽고 재밌게 잘 읽히네요!"
며칠 후, 이 책의 담당자는 내가 되었다.
그 전까지는 쉽고 재미있다고 후후 웃으며 말하던 내가, 막상 담당자가 되고 나니,
'응? 컨셉은 어떻게 잡아야 하지?'하는 걱정부터 되었다.
(역시,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인지라, 남 얘기는 쉽게 하고, 자기에게 닥치면 어쩔 줄 모르는 법인가 보다.. 이 자리를 빌어 반성;)

하지만! 그런 걱정들은 다 접어두고, 난 무조건 이 책을 잘 만들고 싶었다.
편집자로서의 첫 책이니까! 무한 애정을 쏟고 싶었다.

12월 말부터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다.
초보 편집자인 나에게 교정교열은 참 멀고도 험했다.
베테랑 편집자들은 보통 3교에서 마무리를 짓는다는데, 나는 20교(?;;)까지는 무난히 간 듯싶다. 
(덕분에 이 책은 출간 예정일 2월 초를 지나고 지나 3월 말 출간!)


둘. 표지가 뒤집혀도 세상은 뒤집히지 않아!

지금 보이는 <3개의 보물> 표지는 참 어렵게, 어렵게, 어렵게! 나온 표지다.
처음에는 둥실둥실 구름 떠 있는 하늘에 열기구를 탄 행복한 가족을 표현했었다. 
(구름 3개에 3개의 보물을 표현)
그 표지는 식상함 + 개성 없음 때문에 바로 탈락!
그후에 잡은 표지도 또 탈락!
그리고 나서, 지금의 표지를 잡기까지 2~3주는 족히 걸렸던 것 같다.
컨셉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결국 '아빠'의 이미지와 '보물', '행복한 가족'의 이미지를 다 표현해낸 표지가 나와서 다행!


담당 디자이너와 담당 편집자 모두 몇 번의 주말을 반납하며,
담당 편집자는 담당 디자이너님의 담배 연기를 무수히 많~이 마셔가며ㅠㅠ
열심히 만든 게 <3개의 보물>이다.

조금 더 좋은 책을 만들겠다고 낭독회도 하고, 마지막에는 한 챕터를 통으로 날려버리는 대단한(!) 결정도 내렸지만.
결국은 그 모든 단계단계들을 거쳐 이렇게 멋진 책이 나온 것 같아서, 지나간 시간들에 감사한다.
(도와주신 대표님, 팀장님들, 대리님들, 모든 선배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그리고 특별히, 수없이 많은 그림 때문에 고생하시고, 1교 같던 OK교도 웃으며 수정해 주신 디자이너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마감하던 3월 24일. 책이 본사에 입고된 3월 30일.
내 평생에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첫 책의 감동은.

요즘은 아침마다 인터넷 서점에서 <3개의 보물>을 검색해 본다.
한번 뜬 정보가 어디로 사라질 리도 없는데, 왠지 안 뜰 것 같은 미묘한 불안감이 아직까지 존재한다;
어쨌든, 이 책은 독자들에게 3개의 보물을 선물해 줄 것이고, 내게는 최고의 보물이 될 것 같다.


이제 내가 만든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고, 앞으로 내가 만들 몇 권의 책이 이 세상에 더 존재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옆팀 대리님을 보며, 늘 외치는 말. "대리님은 왜 이렇게 책을 빨리빨리 만드세요?!"
옆팀 대리님은 말씀하신다. "열 권만 만들어 봐. 너도 이렇게 될 거야~"

그래, 우선은 열 권은 만들어 보고, 그 이상의 고민은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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